최근 가장 핫(hot)한 계통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벨지움의 Sablon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외국 정보에 민감하지 않은 국내 비둘기 애구가의 입장에서는 생소 할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라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Frans Sablon씨의 라인입니다.
얼마전에 영문아티클 부분에도 간단하게 이 라인을 소개했습니다만, 이 라인은 Etienne De Rauw씨와 Frans Sablon씨가 공동으로 개량한 라인입니다. 두분은 처남과 매형의 관계로 벨지움의 레이싱 비둘기 역사에서는 이런 관계가 의외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유명한 경우는 역시 Janssen 형제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계통이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잘 나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잘 나르기도 하지만, 그동안 깨기 힘들었던 시간의 벽(?)을 넘어섰기 때문이지요..
현재 벨지움의 경주비둘기 회원수가 약 6만명이라고 하고, 네델란드가 4만명정도해서 두 나라의 회원 수가 10만 정도라고 합니다. 일년에 한 구사에서 100마리의 새끼를 번식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10,000,000마리가 번식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판매되는 밴드는 1/10정도라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새들이 매년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의 시합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진화되고 있다는 것은, 해외의 경주비둘기 소식에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과거부터 돌이켜보면, 경주비둘기도 패션이나 젊은이의 문화처럼 Trendy하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요, 2-3년전에 유행처럼 번지던 계통이나 라인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새로운 계통과 라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게됩니다. 흔희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해서, 과거의 유명했던 라인이 다시금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지요.. 물론 전혀 다른 Spec으로 재무장(?) 한 것이여서 과거의 라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기는 합니다만..
이렇듯 새로운 라인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은 결국 유럽이고, 그 중심에는 벨지움이 있습니다. 매년 1-2백만 마리의 새끼가 태어나고, 그 중에서 가장 우수한 개체들을 종구로 선택해서 번식하기에 경주비둘기의 능력 자체도 계속해서 진화 할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죠.
현재 이런 진화과정의 가장 큰 Issue는 장거리를 하루만에 나르는 것(One day bird/one day long distance bird)입니다. 보통 유럽에서 주최하는 장거리 레이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인의 바르세로나 시합은 벨지움이나 네델란드까지의 거리가 1,000km를 넘는데요, 일반적으로 이틀에 걸쳐서 날라오게 됩니다. 즉 오늘 방구를 하면 내일 오전에 새들이 도착한다는 것이죠. 하루밤을 구사가 아니 다른 곳에서 자고 들어와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틀동안 날라서 오게끔 개량되었던 라인이 우리도 잘 아는 Jan Aarden, V.D.Wegen 등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라인을 'Two days bird'라고 하는데, 꾸준하게는 날라서 돌아오지만, 속도나 근성은 떨어지는 것이 이런 라인들의 특징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 정도의 장거리 경주 기록을 보면, 바르세로나 시합도, 예전처럼 다음날 점심쯤에 떨어지는 새들은 입상도 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즉 장거리라인의 속도가 많이 높아졌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특성이 가장 확실하게 고정된 혈이 바로 이 Sablon라인입니다.
장거리 새들을 스피드 계통과 크로스브리딩해서 비둘기의 능력을 개량 한다고 하지만, 반대로 보면 스피드 계통의 특성이 오히려 장거리새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것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몇일전에 영문아티클에 올렸던 Selecting the Next Generation of Breeders 중에서 CBS의 사장인 Rick Mardis씨의 의견입니다.
"remember some fanciers in Belgium only fly short distances but that doesn't mean their birds don't have greater capabilities. I do think that sprint champions do show great intelligence because they come out of such large releases and they must break immediately. There are some sprint clubs, though, that are more competitive than others. Antwerp is a very competitive sprint area so I'd buy a sprint bird out of there before most other areas."
실제로 벨지움의 Antwerp 연합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부분의 스피드 라인들이 개량되어진 곳으로 대표적으로 Janssen, Hofken, Meuleman, Van Loon 그리고 최근의 Van Dyck 등이 있으며, 100km정도의 단거리에 1만마리 정도가 참가한다고 하니, 그 경쟁률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Sablon씨의 새들이 유명해진데에는 Koopman씨의 몫도 컸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1세대의 Koopman이 Janssen x Van Loon이였다면, 2세대의 Koopman은 위의 1세대에 Dirk Van Dyck의 Kannibaal라인이 섞인 것이고, 최근의 3세대는 이 2세대 x Sablo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Youngbird 레이스로 제일 유명한 시합이 오를레앙/Orleans 인데요, 약 500km 정도의 거리(벨지움의 경우)가 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벨지움에서는 동물보호협회의 반대로 1년미만의 새들은 500km가 넘는 거리의 시합은 참가 할 수가 없게 되었지만, 바로 이웃인 네델란드는 아직까지 이런 법이 정해지지 않아서 시합을 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보통 20만 마리 정도가 참가하는 대규모의 시합이였는데, 지금은 규모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2007년 1st national NPO Orléans(640km)를 Koopman씨의 'Doran'이라는 2살된 수컷이 우승했는데, 2등과의 차이가 10분이상이였다고 합니다. 이 'Doran'의 sire가 'Mr Expensive'라는 Sablon씨의 새이고, 이 'Mr Expensive'는 일본으로 팔려간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친형제인 'De Dromer'를 종구로 구입(20,000euro/3천만원)해서 현재 이 새로운 Koopman라인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Doran' 05 / 5533177 혈통서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De Dromer'나 'Mr Expensive'의 sire는 Freddy Vandenheede씨(Zingem, Belgium)의 'De Freddy'로 Freddy Vandenheede씨와 Frans Sablon씨는 절친한 사이로 꾸준히 서로의 새들을 교환해가면서 개량을 하고 있습니다.
S.O.C를 보신 분들은 낮이 익으실 겁니다. ㅎㅎ Freddy Vandenheede씨와 최근에 함께 비둘기를 키우기 시작한 그의 친형 Jacgues Vandenheede씨의 DVD에서 캡쳐한 사진입니다.
Freddy&Jacgues Vandenheede씨 구사의 Frans Sablon씨의 새
'De Freddy'는 현재 Pros Roosen씨가 경매에서 구입해서 종구로 사용 중입니다.
'De Dromer' 위의 NL은 미스프린트이고 실제로는 Belg입니다. 현재 미국의 CBS에서도 16쌍의 Sablon을 수입해서 번식 중이고, 머지 않은 시기에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라고 하네요.
Sablon씨의 라인에 관한 내용은 영문 아티클을 참조하시면 될 것 같고요, 역시 이 분들도 초기에 중단거리에서 장거리의 수순으로 개량하신 분들이고, 누구보다도 뛰어난 Stocksense를 갖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단순하게 나르는 라인이 아닌, 한 차원이 다르게 개량된 경주비둘기라는 사실이 부럽고, 아직도 우물안의 개구리같은 우리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